금리 올랐는데 서울 집값은 더 올랐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부동산은 어떻게 될까 (서울 아파트·주택담보대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대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는 악재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런데 같은 날 발표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금리가 오르는데 왜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 걸까요?
기준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그리고 아파트 가격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금리 올랐는데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상승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상승했습니다. 직전 주 상승률은 0.22%였는데 오히려 상승폭이 0.07%포인트 커진 것입니다.
다만 서울 모든 지역이 똑같이 오른 것은 아닙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3주 연속 약세를 보인 반면, 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즉 지금 서울 부동산 시장은 단순히 '서울 집값이 오른다'고 보기보다는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상당히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기준금리가 올랐는데 왜 부동산 가격은 바로 떨어지지 않는 걸까요?
기준금리가 오르면 부동산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대출이자입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장금리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각종 대출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쉽게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기준금리 상승
↓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압력
↓
대출 이자 부담 증가
↓
주택 구매자의 자금 조달 부담 증가
↓
주택 매수 수요 감소 가능성
↓
부동산 가격 상승세 둔화 또는 하락 압력
예를 들어 같은 5억원을 빌리더라도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올라가면 연간 단순 이자 부담은 약 500만원 늘어납니다. 대출 비중이 높은 사람일수록 금리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왜 금리가 올라도 집값이 오를까?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집값은 금리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금리는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주택 공급량, 전세가격, 정부의 대출 규제와 세금 정책, 지역별 개발 호재, 교통망, 실수요, 투자심리 등 수많은 요인이 동시에 움직입니다.
특히 주택 공급이 부족하거나 특정 지역에 실수요가 계속 몰리는 상황이라면 금리가 올라도 집값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무조건 집값이 오르는 것도 아닙니다.
경기가 나쁘거나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나고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있다면 낮은 금리만으로 집값을 끌어올리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금리 상승 = 집값 하락'이라는 공식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한 아파트는?
금리가 오를 때는 주택의 가격대와 구매자의 자금 조달 방식도 중요합니다. 특히 대출을 많이 이용해야 하는 실수요자는 금리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 3억원에 대출 5억원을 받아 8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사람과 현금 비중이 매우 높은 구매자는 금리 상승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대출 의존도가 높을수록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는 단순히 서울 전체 집값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가격대와 어떤 지역에서 거래가 계속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서울 아파트 가격 흐름에서도 강남·서초와 서울 외곽 지역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은?
집을 새로 살 사람이 아니더라도 금리 상승은 중요합니다. 특히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향후 대출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모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음 날 똑같이 0.25%포인트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뿐 아니라 은행채 금리, 코픽스(COFIX), 금융채 등 여러 시장금리와 은행별 가산금리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면 단순히 기준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① 현재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② 금리 재산정 시점은 언제인지
③ 중도상환수수료는 얼마인지
④ 다른 대출로 갈아탈 경우 금리가 얼마나 낮아지는지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리가 오를 때 집을 사도 될까?
아마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금리가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집을 사지 말아야 한다거나, 반대로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서둘러 매수하는 것은 모두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실거주 목적이라면 금리 전망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대출 규모입니다.
현재 금리에서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지만 계산하기보다는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더라도 생활비와 저축을 유지하면서 원리금을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값 전망을 맞히는 것보다 내 가계가 버틸 수 있는 가격의 집을 사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부동산을 볼 때 기준금리만 보면 안 된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 결정 과정에서도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등 금융안정 상황을 중요한 변수로 언급했습니다. 그만큼 금리와 부동산 시장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집값을 전망할 때 기준금리 하나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함께 봐야 할 지표가 있습니다.
- 기준금리와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
-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 전세가격 흐름
- 주택 공급과 입주 물량
- 정부의 대출 및 세금 정책
이 지표들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같이 봐야 현재 부동산 시장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금리가 올라도 집값은 오를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른다고 집값이 반드시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족이나 실수요 증가, 전세가격 상승, 지역별 호재 등 다른 요인이 금리의 영향을 넘어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기준금리가 인상된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오히려 확대됐습니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을 볼 때는 단순히
"금리가 올랐으니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금리 상승으로 매수자의 부담이 얼마나 커지는지, 그럼에도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를 함께 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방향은 금리와 대출, 공급과 수요가 서로 힘겨루기를 한 결과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